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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구,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질문을 바꿔보세요

AI 도구,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질문을 바꿔보세요

"이 AI 도구 써보고 싶은데, 어디에 쓰지?"

ChatGPT도 써봐야 할 것 같고, Claude가 낫다는 말도 들리고, GPTs도 있고, Make/n8n도 있고. 회사 동료는 AI로 보고서 쓴다고 하고, 유튜브에선 업무 자동화 영상이 넘쳐납니다.

나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대체 뭘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혼란은 도구가 많아서 생긴 게 아닙니다.

질문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 "이 도구 써보고 싶은데, 어디에 쓰지?"
✅ "이 업무의 본질은 뭐지? 어떤 방식이 맞지?"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도구부터 보고, 거기에 맞는 일을 찾으려 하니까 헤매는 겁니다.


망치를 들면 모든 게 못으로 보입니다

wrong-ai-tool-selection

"ChatGPT로 뭘 할 수 있지?"

이 질문, 해보신 적 있으시죠?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건 망치를 들고 못을 찾아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망치가 좋은 도구인 건 맞아요. 문제는, 망치를 손에 쥐고 있으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나사도 두드리고 싶어지고, 접착제로 붙여야 할 것도 박고 싶어집니다.

AI 도구도 마찬가지입니다. ChatGPT, Claude Code, Genspark... 모두가 대단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뭘 하지?" 하고 돌아다니면, 엉뚱한 곳에 쓰게 됩니다.

올바른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업무를 본다
  2. 이 업무에 맞는 방식을 정한다
  3. 그 방식에 맞는 도구를 고른다

도구에 일을 끼워넣지 마세요. 일을 먼저 이해하세요.


AI 활용, 6가지 레벨이 있습니다

ai-utilization

그럼 "방식"이란 게 뭘까요? AI를 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6가지 레벨로 나눌 수 있습니다.

레벨 이름 한 문장 정의 대표 도구
LLM 대화 AI와 대화하며 내 생각을 정리한다 ChatGPT, Claude
GPTs / Project 자주 쓰는 사고 패턴을 AI에게 미리 가르쳐둔다 GPTs, Gems, Claude Project
단순 자동화 반복 작업을 코드로 자동화한다 Python, Make, n8n
스마트 자동화 자동화 중간에 AI의 판단을 끼워넣는다 Python + GPT API, Make + GPT API, n8n + GPT API
Skills AI가 가이드라인을 보고 직접 일한다 Skills
Subagents 여러 AI가 역할을 나눠 협업한다 Subagents

①②는 내 생각을 확장하는 데 쓰입니다. 기획하고, 분석하고, 판단할 때요.

③④⑤⑥는 실행을 확장하는 데 쓰입니다. 할 일을 대신하거나 빠르게 처리할 때요.

이 구분이 첫 번째 갈림길입니다.


AI 도구 선택 프레임워크: 3축 분류

레벨확장 대상주도권복잡도솔루션한 줄 정의
1사고사람-LLM 대화AI와 대화하며 생각 정리
2사고사람-GPTs/Project미리 정의한 AI 페르소나로 반복 사용
3실행코드단순단순 자동화규칙대로 자동 실행
4실행코드복잡스마트 자동화자동화 중 특정 지점에서 AI 판단
5실행AI단순SkillsAI가 가이드라인 따라 실행
6실행AI복잡SubagentsAI들이 역할 나눠 협업

시각화: 2×3 매트릭스

                    ┌─────────────────────────────────────────────┐
                    │              주도권 (누가 운전하는가)          │
                    ├───────────────┬───────────────┬─────────────┤
                    │    👤 사람     │    💻 코드    │    🤖 AI    │
┌───────┬──────────┼───────────────┼───────────────┼─────────────┤
│       │          │               │               │             │
│ 확장  │ 🧠 사고   │  ① LLM 대화   │      -        │      -      │
│ 대상  │          │  ② GPTs       │               │             │
│       ├──────────┼───────────────┼───────────────┼─────────────┤
│       │          │               │ ③ 단순 자동화  │  ⑤ Skills   │
│       │ ⚡ 실행   │      -        ├───────────────┼─────────────┤
│       │          │               │ ④ 스마트 자동화│ ⑥ Subagents │
└───────┴──────────┴───────────────┴───────────────┴─────────────┘

의사결정 플로우차트

"그래서 나는 어떤 레벨을 써야 하는데?"

이 질문에 답하려면, 아래 플로우차트를 따라가보세요.

"이 업무에 AI를 어떻게 쓸까?"
              │
              ▼
    ┌─────────────────────┐
    │  내 사고력을 확장?   │──Yes──▶ 반복 패턴? ──Yes──▶ ② GPTs/Project
    │  (기획, 분석, 판단)  │                      │
    └──────────┬──────────┘                     No
               │ No                              ▼
               │                           ① LLM 대화
               ▼
    ┌─────────────────────┐
    │   무인 자동 실행?    │──Yes──▶ AI 판단 필요? ──Yes──▶ ④ 스마트 자동화
    │ (내가 없어도 돌아감) │                       │
    └──────────┬──────────┘                      No
               │ No                               ▼
               │                            ③ 단순 자동화
               ▼
    ┌─────────────────────┐
    │ 복잡한 추론/협업?    │──Yes──▶ ⑥ Subagents
    │ (다단계, 다관점)     │
    └──────────┬──────────┘
               │ No
               ▼
          ⑤ Skills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3가지 질문입니다.


업무를 파악하는 3가지 질문

질문 1: 머리 쓰는 일인가요, 손 쓰는 일인가요?

머리 쓰는 일 (사고 확장) 손 쓰는 일 (실행 확장)
목적 생각을 정리하고 판단력을 높인다 할 일을 대신하거나 빠르게 처리한다
해당 레벨 ①② ③④⑤⑥

"이번 분기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잡을까?"는 머리 쓰는 일입니다. → ①②
"고객 피드백 100개를 긍정/부정으로 분류해줘"는 손 쓰는 일입니다. → ③④⑤⑥

질문 2: 내가 없어도 돌아가야 하나요?

사람 주도 코드 주도 대화형 협업
특징 내가 직접 대화 코드가 흐름 통제 AI와 실시간 협업
해당 레벨 ①② ③④ ⑤⑥

"매일 아침 자동으로 리포트가 만들어져야 해"라면 → ③④
"나랑 대화하면서 같이 작업할 거야"라면 → ⑤⑥

👉 ⑤⑥는 대화 세션이 필요합니다. 무인 자동 실행이 안 돼요.

질문 3: 복잡한 추론이나 다각도 분석이 필요한가요?

"한 관점으로 충분해"라면 → ⑤ Skills
"여러 각도에서 봐야 해"라면 → ⑥ Subagents

예를 들어, 고객 피드백을 분석할 때 "분석가, 마케터, PM 관점에서 각각 봐줘"라면 Subagents가 맞습니다.


업무 별 AI 도구 선택 예시

"그래서 나는 어떤 AI 도구를 써야 하는데?"

아래 표를 보시면 감이 오실 겁니다.

이런 업무라면 이 단계
새로운 문제 정의, 아이디어 탐색 LLM 대화
반복되는 분석/판단 (주간 보고 검토, 제안서 피드백) GPTs/Project
파일 변환, 데이터 정리, 포맷 통일 단순 자동화
대량 분류, 요약, 감정 분석 스마트 자동화
보고서 작성, 콘텐츠 생성 (스타일 일관성 필요) Skills
다각도 검토, 복합 분석 (여러 관점 필요) Subagents

예를 들어볼게요.

"이번 분기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잡을까?" → 새로운 문제니까 ① LLM 대화
"고객 피드백 100개를 긍정/부정으로 분류해줘" → 대량 분류니까 ④ 스마트 자동화
"분석가, 마케터, PM 관점에서 각각 검토해줘" → 다각도 분석이니까 ⑥ Subagents

업무 성격에 따라 적합한 AI 도구가 다릅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신호

"지금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사실 억지로 올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호가 느껴지면, 다음 단계를 고려해볼 타이밍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 다음 단계로
"이 질문 매번 비슷하게 하네" ① → ②
"if-else로 다 분기 치기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③ → ④
"API 결과가 들쭉날쭉해서 직접 보면서 조정해야겠어" ④ → ⑤
"한 관점으로는 부족해, 여러 각도에서 봐야 해" ⑤ → ⑥

재미있는 건, 역방향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 이전 단계로
"이제 패턴이 명확해졌어, 자동화해도 되겠다" ⑤⑥ → ④

⑤⑥에서 계속 하다 보면 패턴이 보이거든요. 그러면 자동화로 넘기는 게 효율적입니다.


단계 ≠ 실력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높은 단계가 항상 좋은 게 아닙니다.

⑥ Subagents를 쓴다고 해서 ① LLM 대화를 쓰는 사람보다 AI를 잘 쓰는 게 아닙니다. 업무에 맞는 단계를 선택하는 게 핵심이에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는데 굳이 Subagents를 쓸 필요 없습니다. ① LLM 대화로 충분해요.
반대로, 매일 반복되는 분류 작업을 ① LLM 대화로 하고 있다면? 그건 비효율적입니다.

업무에 맞는 단계를 선택하는 것. 그게 AI를 잘 쓰는 겁니다.


마치며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제 "어떤 도구 쓰지?"라는 질문이 왜 잘못됐는지 아실 겁니다.

도구는 마지막입니다. 먼저 업무를 봐야 합니다.

  • 이건 머리 쓰는 일인가, 손 쓰는 일인가?
  • 내가 없어도 돌아가야 하는가?
  • 복잡한 추론이나 다각도 분석이 필요한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하면, 6가지 레벨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보입니다. 레벨이 정해지면 도구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물론 이 프레임워크가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습니다. 프레임워크는 방향을 잡아줄 뿐이에요. "AI가 어디까지 되는지", "이 업무에 AI가 맞는지" 같은 감각은 직접 써보면서 쌓아야 합니다.

하지만 방향이라도 잡혀 있으면, 헤매는 시간은 확실히 줄어듭니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 하나를 떠올려보세요.
"이건 머리 쓰는 일인가요, 손 쓰는 일인가요?"
그 질문에서 AI 활용의 첫 걸음이 시작됩니다.